디지털 기반의 인스톨레이션 - 철의 언어
acornriver,
우성현,
손홍준,
김태훈,
김현지
“스피커 안에는 울림판이 있었다”라는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철판의 소리를 울림판으로 활용해 무한한 울림을 만들어보고자 한다. 철의 공명주파수에 해당하는 부분을 증폭해 재생성하여 울리게 되는 철판의 소리를 녹음하여 다시 철판으로 재생한다. 그 소리와 동시에 그 소리를 녹음한 건반을함께 실시간으로 연주하며 소리를 조정해간다. 관람자는 철이 내는 소리를 직접 만지고 소리내며 체험할 수 있으며 5명의 작가도 실시간으로 소리를 조정해가며 철이 내는 소리를 현대의 시간과 공간과 함께 표현해본다.
[Artist Note]
- "우리는 음악을 연주한 것이 아니다. 소리의 조형물을 세웠다."
거대한 스피커가 철판을 마주 보고 섰다. 우리는 철판 표면에 부착된 **피에조 마이크(Piezo Contact Mic)**를 통해 철이 가진 고유의 공명 주파수를 포착하고, 이를 다시 스피커로 쏘아 보내는 피드백 루프를 설계했다.
자신의 주파수와 정면으로 마주한 철은 굉음을 내며 물리적으로 진동했다. 나는 공연 내내 믹서의 **볼륨 노브(Volume Knob)**를 미세하게 조작하며, 시스템이 파괴되지 않을 임계점까지 철의 에너지를 밀어붙이고 다시 억누르는 통제의 과정을 반복했다.
그 옆에서 홍준이는 미디 피아노(MIDI Piano) 앞에 앉았다. 홍준이가 건반을 누를 때마다 나오는 소리는 철이 내는 공명음을 **샘플링(Sampling)**하여 재조립한, 디지털화된 철의 파편들이었다.
내가 제어하는 **[실시간의 물리적 진동]**과, 건반을 통해 축조되는 [샘플링된 소리의 벽]. 이 두 가지 층위(Layer)가 뒤섞이며 공간을 무겁게 짓눌렀을 때, 철은 비로소 단순한 금속이 아닌 거대한 **'소리 조형물'**이 되어 무대 위에 서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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